무브 투 헤븐-'지향'과 '지양'이 하나의 화면에서 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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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투 헤븐-'지향'과 '지양'이 하나의 화면에서 보이다

by 매일과 하루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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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2021.5.14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김새별, 전애원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각회는 각자의 독립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에피소드의 배경 속에서 주요 인물들의 과거 스토리가 조금씩 덧 붙여져 있다.

무브투헤븐포스터
무브 투 헤븐 포스터

 

<주요 등장 인물>

한그루(탕준상 분)-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현 '무브 투 헤븐'의 사장 

조상구(이제훈 분)-'한그루'의 삼촌, 도박판의 파이터로 살다 사건에 휘말려 감옥에서 복역하고 갓 출소함. 한그루의 아빠인 '한정우'의 이부동생

한정우(지진희 분)- '한그루'의 아빠, 예기치 않았던 사고로 동생과 헤어진 후 오해를 풀지 못하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다. 이부동생 '조상구'를 '한그루'의 후견인으로 지정해 놓음. 전직 소방관 출신.

윤나무(홍승희 분)-'한그루'의 베프,  6살때부터 동고동락한 사이. '한그루'의 앞집에 살며 특유의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그루'를 보살핀다.

오현창(임원희 분)-'한그루'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한그루'의 법적인 일을 맡고 있음. 삼촌 '조상구'의 후견인 임명 관련 의뢰를 맡음.

윤영수(이문식 분)-탈북민 출신, 폐기물 처리일을 하며 자연스레 '무브투 헤븐'과 가까워진 인물로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이다.

오미란(정영주 분)-'나무'의 엄마. 목소리가 크고 잔소리가 많다. 치킨볼 집을 운영하며 항상 나무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그루랑 너무 가깝게 지내는 딸이 못마땅함.

박주택(정석용 분)-나무의 아빠, 기센 엄마에게서 나무의 숨구멍을 틔워주는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 엄마와 달리 '그루'를 챙기는 딸의 맘을 십분 이해하고 몰래 도와준다.

손유림(최수영 분)- 사회복지사, 노부부 에피소드와 입양아 에피소드에 등장함.

 

소외받은 누군가의 죽음을 대하는 우리를 돌아보다.

아빠와 같이 유품 정리 업체'무브 투 헤븐'을 운영하던 '한그루'가 아빠의 갑작스러운 부고로 혼자 남게 된 후 그 앞에 조건부 후견인 자격의 삼촌 '조상구'가 나타난다. 이 둘은 아빠의 유언에 의해 한시적으로 '무브 투 헤븐'을 같이 운영하며 여러 가지 사건들과 마주치게 된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한 그루'와 ' 도박판의 파이터로 거친 삶을 살아온 삼촌의 공존은 위태위태하지만, 다양한 죽음의 현장을 보며 그 속에서도 진실된 자세를 가지고 자기 일에 임하는 '그루'는 삼촌의 마음을 움직이고 거칠지만 순수한 삼촌의 본래의 모습도 '그루'에게 전달된다.

 

고인의 마지막 유품을 정리하는 작업의 시작은 항상 " 저는 '무브 투 헤븐'의 '000' '한그루'입니다. 지금부터 000님의 마지막 '이사'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대사와 함께 시작되는데, 죽음의 공간에서 '마지막 이사'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남다르다. '이사'라는 말이 주는 '동적인 느낌'과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정적인 느낌'이 만나며 어찌보면 삭막하고 처참하기까지 한 공간에 아직은 삶의 온기가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을 덧 입혀준다. 삶에 이별을 고하지만 조금은 더 삶의 장면속에 끝자락이 닿아있는 단어로 마지막을 고하는...

 

작업중의 사고로 인해 허무하게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20대 청년, 아들에게 멋진 양복을 선물해주고 싶어 매일 양복점으로 발길이 향하던 치매 노인, 열심히 살았지만 노후의 병과 가난 속에서 동반 자살을 선택해야 했던 노부부, 스토킹의 대상이 되어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 유치원 교사, 코마 상태로 몇년을 지내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상구의 파이터 상대였던 '수철', 입양아로 미국으로 보내어져 끝내 무국적자로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청년, 드라마는 원치 않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자신의 삶의 무대를 끝마칠 수밖에 없었던 많은 사람들의 '삶'을 '그루'의 작업을 통해서 촘촘하고 성의 있게 보여준다. 사회의 주무대에서 조금은 소외받고 힘들었던 '타인'의 이야기는 그들의 죽음이 뉴스가 되는 순간 하나의 '소재'가 되었을 뿐 그 속에 담긴 '스토리'는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다. 삶이라는 것이 부조리함의 연속이라는 것은 일찌감치 깨달았기에 그 속에서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별로 의미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 마음 속 한구석에서는 누군가의 죽음에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을, 감정이라는 것을 표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익숙하지 않아서 방법을 찾지 못하고 뒤로 재쳐 놓았을 뿐. 부조리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과 부조리함의 피해자가 된 누군가의 죽음에 무감각한 것은 다른 자세이다. 고인의 죽음을 최대한 정갈하게 정리하고 고인이 남긴 유품을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물건으로 전달해 주고자 하는 '그루'를 통해서, 사회가 표시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성의가 보인다. 어쩌면 불특정 다수속의 개인으로(사회라는 이름의 핑계거리 뒤에 숨어서) 무감각하게 뉴스를 소비하는 자신에 대해 너무 너그러웠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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