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home)-공간에 대한 서늘한 시선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홈(home)-공간에 대한 서늘한 시선

by 매일과 하루 2021. 5. 26.
반응형

 

홈-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포근한 곳으로 누군가에게는 더없이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공간으로

2018년작. 한국영화감독:김종우

홈영화포스터
<홈> 포스터

등장인물

-장준호: 동생 성호 엄마 선미와 살아가고 있는 14살 소년.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으로 닥친 낯선 상황 속에서 세상 한가운데로 내몰리게 된다.

-강원재: 준호의 동생 성호의 아버지. 편의점을 하며 딸 미진과 아내 세 식구가 살던 중 아내 미진과 선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 아이의 '보호자'가 된다.

-장성호: 원재와 선미의 아들. 엄마와 달동네에서 이부 형 준호와 함께 단란하게 살던 중 엄마의 사고로 갑자기 친아빠 원재의 집으로 가게 된다. 

-지영: 원재와 미진의 딸. 엄마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두 오빠와 함께 살게 되지만 천진하게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

-장선미: 준호의 친엄마. 보험설계사를 하며 아들 둘을 키운다.

-미진: 지영의 친엄마.

 

줄거리

준호는 14살 중학생이다. 그에겐 터울이 많이 나는 유치원생  동생 성호가 있다. 아빠는 다르지만 둘의 사이는 더없이 좋다. 준호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살뜰히 동생을 보살피는 좋은 형이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세 가족의 일상이 이어지던 어느 날 엄마 선미 앞에 낯선 아줌마가 나타난다.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던 둘의 대화를 뒤로하고 유치원 등교를 위해 동생을 데리고 발걸음을 떼던 중 준호의 눈 앞에서 엄마와 그 낯선 아줌마가 타고 있던 차는 큰 사고가 나고 엄마는 하루아침에 중환자실 환자 신세가 된다. 갑자기 보호자가 없어진 상황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던 준호 앞에 성호의 친아빠가 등장하고 그 사람은 성호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엄마와 동생이 사라진 집에 혼자 남겨진 준호는 연락도 없던 생부를 찾아간다. 뭔가 도움을 받아 볼 수 있을까 기대하고 갔던 그곳에서 생부의 고단한 일상 속에 자신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음을 깨닫고 엄마의 사고 소식도 전하지 못한 채 혼자 돌아오게 된다. 한 편 자신의 새집에 형이 없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호는 엄마와 살던 집으로 형을 찾아오게 된다. 오랜만에 본 동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준호와 성호는 피곤에 지쳐 잠이 드는데 성호를 찾아 그 집에 오게 된 성호의 친부 원재는 얼떨결에 준호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게 된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지만 혼자 있던 엄마의 집보다 동생들이 있는 이곳이 더 좋았던 준호는 아저씨 눈치가 보이기도 하지만 새로 생긴 가족이 싫지만은 않다. 집안일도 돕고 동생들도 돌보며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가던 준호에게 이 공간은 뭔가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렇게 계속 같이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던 준호의 소박한 바람과 달리 중환자실에 있던 엄마는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졸지에 준호는 보호기관으로 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돌아갈 곳이 없어져 버린 준호는 보호기관으로 가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 아저씨도 준호의 그런 맘을 알고 있다. 준호에게 이 집은 돌아갈 수 있는 '홈'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안에 있는 사람들에겐 따듯한 공간이지만 공간 밖의 사람에겐 이기적이며 배타적인 '일상적 공간'에 대한 이야기. 

영화에서 보이는 인물 중 특별하게 일상적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모든 인물들이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어른이며 가족의 모습도 일상 속에 보이는 그대로이다. 일상을  가격한 사고로 사람들은 자신의 끝자락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되지만 딱히 누구를 탓하기도 힘들다. 어른이지만 아이 준호를 자신의 '홈'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원재를 탓하기도 힘들다. 별로 특별히 악한 인물도 아니며 그렇다고 자신의 태도에 대한 날카로운 잣대를 가지고 살지도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적당하게 '선함'을 가지고 있으며 적정한 선까지 베푸는 '선의'에는 너그러운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상대가 필요로 하는 '선의'까지 베풀지 못하는 건 나의 탓이 아니다. 나의 비겁함을 포장할 수 있는 '핑계'가 있다면 기꺼이 그 뒤로 숨을 수 있다. 가족이란 단위가 가지는 사적인 성격은 좋은 보호막 구실을 해준다. 공유할 수 없는 공간인 '홈'이 가지는 배타성에 대한 서늘한 시선이 느껴진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