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타이거 -'우리'를 부수고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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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타이거 -'우리'를 부수고 나오다

by 매일과 하루 202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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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요

넷 플릭스에서 2021년 공개한 영화로 인도 최하층 계급의 남자가 지주의 운전사로 들어가 계급의 꼭대기로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카스트 제도와 빈민 계급의 생활 상상을 초월하는 빈부 격차가 화면에서 보인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소설(아라빈드 아디가- 저)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라민 바흐라니가 감독을 맡았다. 감독은 미국 출생으로 <화씨 451><매직 랜턴> 베니스 국제 영화제 수상작인 <굿바이 솔로>등을 감독했다.

 

인도 그리고 인도 영화

실제로 가 본 적 없음- 떠오르는 신흥 강국이라고 생각함- 빈곤 인구의 절대적 수에도 불구하고 과학 분야와 IT분야에서 선두 국가라는 사실이 놀라움- 영어 발음이 참으로 알아듣기 어려움- 일종의 피진어의 향기까지 느껴짐- 인도 식당에서 카레와 탄두리 등을 먹어 본 적이 있지만 실재 인도 요리랑은 많이 다를 거라 미루어 짐작해 봄-갠지스 강의 화장터 장면을 많이 봤음: 영상으로-카스트 제도 등과 관련된 얘기를 들음: '불가촉천민'이 존재하는 나라임- 신부의 지참금 문제로 명예 살인이 행해지기도 하는 나라:'가족'이 무척 폭력적인 억압의 단위로 존재- 아직도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절대적인 국가라는 생각이 듦--- 한때, 20대의 에너지가 솟구칠 시절, 여행 가고 싶었던 미지의 땅이었던 적도 있었으나 솟구치던 에너지가 한 풀 꺽인 이후로는 여행 리스트에서 슬그머니 뒤로 밀려난 곳이기도 하다.

 

인도 영화는 "볼리우드(할리우드와 봄베이의 합성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국에서 다수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독특한 소비 형태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 인도 특유의 색채가 강한 음악과 춤이 영화 화면 전체를 채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엔 그 독특한 색채가 심히 부담 스러 웠고 좀 나이가 들어서는 낯선 것이 흥미로움으로 바뀌며 몇 편을 봤던 기억이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도 영화중에서 개인적으로 봤던 영화도 생각보다 많았는데 '세 얼간이(2009, 코미디 로맨스)' '블랙(2005, 드라마)' '청원(2010, 로맨스/드라마)' '런치 박스(2013, 로맨스/드라마)' 등은 재미있게 봤던 인도 영화이다. 물론 인도 영화 특유의 춤과 노래는 배제되어 있는 일반적인 영화 어법으로 제작된 영화들이다. 

 

화이트 타이거

화이트 타이거는 가장 최근에 본 인도 영화인데 첨에 제목만 보고는 '라이프 오브 파이'류거나 무슨 동물과 인간의 교류를 다룬 영화인가 싶었다. 영화의 내용은 카스트 계급 중에서도 하층에 속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전반적으로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차가운 시각으로 인도 사회를 보여준다. 지주에게 착취당하는 천민 출신의 한 남자가 있고, 자신의 가족으로부터도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던 남자가 그 상황으로부터 탈출하고 성장하기까지의 얘기를 어두운 세계관으로 들려주는...

 

닭장에 갇힌 닭으로 비유되는, 운명과 상황에 순응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비유는 어떤 의미에서는 인생의 속박과 한계에 순응하는 개인의 모습으로까지 비유될 수 있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개인적 인생사에 대입해서 "나는 저 닭과 닮았는지 아닌지"를 계속 저울질했던 것을 보면... 하지만, 화면 전체가 내가 생활하는 환경과의 이질감이 너무 컸던 덕이었는지  심한 일체감 까지는 형성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영화를 보게 하는 조건이 되어 주었다. 긍정적인 인물이었던 둘째 아들과의 관계가 영화 후반의 갈등과 파국으로 이어지고( 맘 한편에서는 일일 드라마에서나 나올 것 같은 개인적인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쓰였다 폐기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주인공의 '흑화' 과정이 수반되는 것은 아닌지 나름의 저울질을 해대던 차,  '조카'를 데리러 다시 돌아오는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악마'로 거듭나는 것은 아니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카스트 제도라는 인도의 독특한 계급제도를 전반에 놓고 얘기를 진행시키지만 이야기의 '인물'과  상황 설정은 어느 사회에나 적용 될 수 있는 조건 들이다. 자신을 억압하는 객관적 상황들이 존재하고(: 주인공에게는 '계급적 한계'와 '가족'이라는 이름의 억압이 존재한다), 어떤 상황을 계기로 자각이 이어지고(:첫 번째 자각은 누명을 뒤집어쓸 뻔했던 상황을 통해, 두 번째 자각은 다른 운전사를 고용하려는 둘째 아들을 보고 자신이 소모품처럼 버려지는 존재라는 인식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자신의 한계로 작용하는 계급적 '주인'을 죽이며 '하인'의 한계를 부정하고, 자신을 속박하고 가두는 '우리'였던 '가족'을 부정한다).  하지만,자신의 '우리'를 부수고 나왔음에도 데리고 온 '조카'를 양육하며 다시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만드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다시 '한계' 안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과 주인 가족과의 관계(주인공과 할머니의 관계 설정에도 일정 정도 적용된다)

-'가진 자'가 있고 '가진 자'는 권력과 부를 독점한다.

-'가진 자'는 자신의 부로 권력을 생산 하고 그 권력은 다시 '부'를 독점할 수 있게 한다.

-선한 권력은 없다.

-권력은 폭력적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개인은 자기 자신에게 관대하다.

-타인에게 베풀어지는 관용은 대상이 자신의 테두리 안에 존재할 때이다.

-객관적인 시각은 바깥을 향해 있으며 자신을 향한 객관적인 시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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