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틀을 깨고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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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틀을 깨고 날아오르다

by 매일과 하루 2021.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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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

<한 솔로:스타워즈>, <다빈치 코드> <뷰티풀 마인드> <아폴로 13>의 감독인 론 하워드 감독의 넷 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J.D 밴스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2016년 출간된 자서전으로 출간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영화는 배우의 캐스팅부터  무척 화려한 라인업을 보여주는데 외할머니 역에는 '글렌 클로즈'가 마약 중독자 엄마 역할에는 '에이미 아담스'가  캐스팅되었다.  이 두 배우가 워낙 지명도가 높은 유명 배우인 탓에 남자 배우는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역효과가 났지만 남자 주인공은  '가브리엘 바소'가 밴스를 연기했으며, 의붓 누나지만 영화 전반에 걸친 형제애를 찐하게 드러내며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 누나 역에는 '헤일리 베넷'이 열연했다.  배우들의 사실적 연기는 매우 훌륭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후반부의 상투적인 진행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백인 계층 안의 계급 차별과 소외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영화의 배경은 어느 정도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기도 하는데 제목에서 보이는 '힐빌리'는 그러한 백인 계층을 가리키는 '멸칭'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멸시적인 명칭으로 '힐빌리', '레드 넥', '화이트 트래시'라는 단어들이 있으며, 이 계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클린턴과 엘 고어 시절 육성된 실리콘 밸리와 대도시 중심의 첨단 정보사업 활황과 무관하게, 경제적 부흥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쇠락한 공업지대의 빈곤한 백인 계층이 생겨 나게 되는데 이 공업 지대를 가리켜 '러스트 벨트'라고 부른다. '러스트 벨트'지역에 거주하는 노동계층의  '노동 소외(IT산업의 활황이 중공업 지역의 부흥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음) '와  '실업으로 인한 빈민층으로의 급락'은 엘리트 계층에의 반감과 정치적 무관심을 초래했으며, 자존심이 강하고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길 꺼리는 지역 특유의 폐쇄적인  정서와 결합되어 문제 해결과 권리 주장에 있어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더 큰 소외를 초래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를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정치적 반감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까지 이어지는데 이 자서전은 트럼프가 당선된 그해 2016년 출간되었으며 30대의 저자가 서술한 자서전임에도 불구하고 선풍적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다. 

자신의 과거로부터 날아오르다

제목에서 보이는 '힐빌리'는 한국어로 '촌뜨기'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단어인데, 말 그대로 '에팔래치아' 출신의 '촌뜨기' 시골 청년이 로스쿨에 진학하고 자신의 온전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게 되기까지의 자전적 회고담이 영화의 주 내용을 이룬다.  주인공 밴스는 시골 마을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마약 중독자인 어머니 밑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험난한 과정(해병대 지원과 이라크전 참전)을 거쳐 아이비리그의 명문대인 예일대 로스쿨 진학까지 성공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 부분은 밴스가 로펌이 개최한 중요 파티에 참석한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자신의 앞에 놓인 너무 많은 포크의 개수에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은 주인공이 자라온 환경과 미국 사회에서의 일종의 계급 간의 차이까지도 명료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과거 회상 장면과 현재가 교차 편집되며 영화는 진행하게 되는데, 주축을 이루는 내용은 가족 간의 서사이다. 자기 자신도 추스르지 못하는 마약 중독자인 어머니와 불안한 주위 환경 속에서 서로 의지 할 수밖에 없었던 누나와의 관계 그리고 마지막 남은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 외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현재를 만들어 내고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물들이다.  영화의 내용을 간략하게 한 문장으로 서술하자면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다시 미래로 한 발 내딛는 밴스"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의 초반에서는 주인공이 과거로부터 독립한 듯 하지만 중반에 이를수록 과거에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하게 되는 내용들이 이어지는데, 회상 장면에 등장하는 시골 마을의 풍경은 무척 사실적이다. 자신의 한계가 될 수도 있었던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서며-'어머니'를 극복해 내며(결국 '과거'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이루어 내며)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속에 머물렀던 자신의 시각을 자각할 수 있었으며, 자신의 피난처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얽어매는 족쇄가 되기도 하는 가족에 대한 응시와 더불어 나 자신의 성장 스토리도 회고해 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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